번역: 황석희 (번역가의 영화적 일상 에세이)
황석희 저 | 달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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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번역가는 대사에서 풍기는 뉘앙스를 판별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참 괜찮은 직업을 골랐다”
엔딩크레디트 속 ‘번역: 황석희’ 너머
자막 없이 보는 번역가의 일상 번역
우리 삶에서 ‘번역’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영화관이다. 도서에도 번역은 존재하지만, 표기는 대체로 ‘옮김’이고 저자 이름의 옆 또는 하단에 적혀 있어 부러 찾아야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만나는 ‘번역’ 글자는 엔딩크레디트 중에서도 맨 마지막, 그것도 크레디트와 다른 위치에 대체로 큰 글자로 튀어나온다. 우리가 찾지 않아도 저절로 눈앞에 나타나는 거다. 물론 상영관 불이 켜질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면 말이다.
스크린 속 ‘번역’이란 글자 옆에 자연스럽게 떠올릴 이름 석 자가 있다면 ‘황석희’일 것이다. 그 이름이 뜨는 순간 좌석 곳곳에서 “역시 황석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번역가로서 잘 알려진 황석희가 이번엔 ‘작가 황석희’로, 관객이 아닌 독자를 찾아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문구인 ‘번역 황석희’라는 제목의 책으로.
『번역: 황석희』는 저자가 일과 일상에서 느낀 단상을 ‘자막 없이’ 편안하게 풀어쓴 에세이다. 한 줄에 열두 자라는 자막의 물리적 한계와 정역(定譯)해야 한다는 표현의 제한에서 벗어나 저자는 스크린 밖에서 마음껏 키보드를 두드렸고, 그 자유로운 글들은 SNS에도 올라왔던 몇몇 게시물들과 더불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다. 〈데드풀〉 〈스파이더맨〉 〈파친코〉 등 다양한 작품에서 느꼈던 직업인으로서의 희노애락, 업계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 언중에 대한 생각과 내밀한 속마음까지. 그는 번역가답게 자기 앞의 일상을 누구나 받아들이기 쉬운 언어로 번역해냈다. 언어학도 번역학도 아닌 이 책의 제목이 『번역: 황석희』로 붙여진 이유 중 하나다.
저자가 해석한 일상은 우리 곁에도 존재한다. 그러니 그의 번역본을 보면 각자가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번역하며 살아왔는지, 오역과 의역이 남발하는 이 일상 번역이 서로 얼마나 닮아 있고 다른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익숙한 일상을 새로이 번역할 낯선 시선을 하나 얻어갈 것이다.
“늘 정역에 묶여 있는 저는 이렇게 일상을 부담 없이 번역해 세상에 내보인다는 게 묘한 일탈처럼 즐겁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이 책을 어떻게 번역하실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누구나 번역가거든요”
나의 일상을 잘 번역하려면
영화 번역은 혼잣말이나 대화, 즉 사람의 말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작업에 가깝다. 대본에 적혀 있는 대사는 사람의 입으로 내뱉어지는 순간, 뉘앙스라는 옷을 두르고 새로운 의미를 품기 때문에 번역을 단순 해석이라 말하기엔 부족하다. 저자의 말처럼 번역은 발화자의 표정과 동작, 목소리 톤을 살펴 “뉘앙스의 냄새를 판별”하는 작업이라 봐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대뜸 “사실 우리는 누구나 번역가”라고 말한다. 번역을 언어 사이의 것으로만 보지 않고 모든 표의와 상징의 영역으로까지 확장해보면 우리 삶은 번역이 필요한 순간으로 가득하다는 뜻이다.
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 연인에게서 받은 ‘끝나면 잠깐 보자’라는 문자는 둘 사이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문장들로 번역할 수 있다. 상사가 눈살을 찌푸리는 순간이 점심시간이 아니라 회의시간이라면 발표자는 긴장하게 된다. 다만, 일상 번역에 정답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연인은 그저 심심했을 수 있고 상사는 그날따라 눈이 뻑뻑했을 수 있다.
우리는 서로 모든 것을 다 설명하지 않기에 대화에는 항상 ‘빈칸’이 존재한다. 그 틈을 허투루 알거나 무시해버리면 오해와 자의적 해석이라는 형태로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세심히 관찰하고 짐작하며 조심조심 다음 ‘대사’를 말할 수밖에 없다. 기실 말은 원래 그리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캐릭터들의 대사를 약 100만 개 가까이 번역하며, 그간 쌓은 노련함을 자신의 현실에 대입한다. 언제든 “마지막일지 모르니까” 말을 함부로 하지 말고, “언어를 무기처럼 구체화하여 사용”하는 “후진 사람”이 되지 말고, “있어 보이는 척” 타인의 노력을 꺾지 말고, 오지랖 같은 “어긋난 호의”를 보이지 말자고. 아직도 번역이 어렵다 말하는 저자지만, 그의 섬세한 작업은 우리의 일상을 배려있게 번역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준다.
그럼에도 오역하게 된다면 어쩔까. 그럴 땐 상대에게 정중히 되물으면 그만이다. 감독이나 작가가 이역만리에 있는 영화 번역가와 달리 우리는 다행히도 그 진의를 설명해줄 상대방이 (대개는) 눈앞에 있다. 다시금 뉘앙스의 힌트를 구하고 실수했다면 정정하면 된다. 여러 갈래로 읽을 수 있어 헷갈리겠지만 그 갈림길에는 언제나 예기치 못한 즐거움이 숨어 있다. “일상의 번역은 오역이면 오역, 의역이면 의역 그 나름의 재미가 있”으니까.
국제표준 도서번호(ISBN) : 9791158161743
설교통역으로의 초대 (국내 1호 설교통역학 박사가 전하는 통역의 모든 것)
신혜인 저 | 필통북스 | 20230224
0원 → 18,000원
소개 국내 1호 설교통역학 박사인 신혜인 한동대 교수가 전하는 통역의 모든 것을 담았다. 통역의 기초부터 전문통역사의 경험까지, 설교 동시통역에서 기도 통역까지, 통역 가이드라인의 총체적 전문 지식이 담겨 있다. 성공적 통역을 위한 지식과 태도 그리고 은혜의 대언자로서 설교통역사의 놀라운 경험을 포함해 성경과 신학 전문용어의 일목요연한 정리도 수록돼 있다.
국제표준 도서번호(ISBN) : 9791167920898
원서, 읽(힌)다 (번역가 강주헌의 문법도구 사용법)
강주헌 저 | 길벗이지톡 | 20230130
0원 → 20,700원
소개 문법이라는 것을 더 깊이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전합니다.
문법은 단순하고 쉬운 것이라고.
통사론을 전공하고 가르치고 300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얻은 문장으로 쓴 책!
원문 읽기에 있어 의미전달이든 신택스상으로든 그 방법적 깊이를 더한 통상의 방편으로 문법을 찾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 도서의 기획 개요는 교육용 예문이 아닌, 실제 원문을 읽을 때 필요한 실질적인 읽기 도구를 갖게 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습니다. 각자 갖고 있는 문법적 지식과 별개로, 원문이 매끄럽지 읽히지 않거나 명확한 상이 그려지지 않아 원문과 씨름을 경우가 있으니까요.
이때 현실 문장과 도식화된 문법 사이 간극을 아직 메우지 못하는 경우에, 문법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간략한 교육용 예문으로는 그 간극을 메우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무수히, 그리고 스스로 현실 문장을 부딪혀 본 정직한 경험의 누적치일 테니까요. 문법의 핵심 개념을 저자가 직접 번역한 원문으로 살펴보며 현실 문장과 현실 문법 사이 연결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원문을 보다 잘 읽어내기 위해 문법이라는 보편적인 정답을 찾고자 이 책을 드신 경우라면 결국 그러한 방법의 모색에서조차 나의 생각과 관념의 개성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현실 문장을 읽어내는 최소한의 영어 규칙; 규칙은 간결하고 문장은 유연합니다
문법은 실제 원문을 읽기 위한 최소한의 도식화된 수단이기에 절대적인 법칙이라기보다 내가 변용하여 이해할 여지가 있는 일종의 규칙이라는 생각, 그런 의미에서 문법은 그저 원문을 읽어내는 감각으로 귀결되어야 할 대전제를 찾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음의 말씀을 전합니다.
문장은 복잡할 수 있어도, 실제 그 문장을 구성하는 문법은 의외로 간단한 것일 수 있다고요. 즉, 규칙은 간결하고 문장은 유연합니다. 최소한의 영어 규칙이 주는 유연함으로 현실 문장의 의미를 실감나게 포착해 보세요. 원서 읽기의 기술은 규칙을 최대한 덜어내는 방식에 있습니다.
국제표준 도서번호(ISBN) : 9791140702206